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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04 21:46

소비자가 물건을 선택할 때는 자신의 일상 생활 패턴이나 평소의 신념, 가치가 깊게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대기업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이라면 항상 예의를 갖추고 만나야 할 손님들이 있으므로 새로 옷을 마련할 때 짙은 색의 수트에 우선 순위를 두고, 자동차도 젊잖은 세단형을 고를 가능성이 높겠지만, 야외 촬영활동을 많이 하는 사진작가라면 캐쥬얼과 사륜 구동차에 강한 관심을 보일 것이다.  따라서 마케터들은 비단 자신이 취급하는 제품에 국한해서 단편적으로 소비자를 이해하기 보다는 보다 폭넓게 소비자의 일상 생활이나 평소의 신념과 가치에 대해서도 파악해 둘 필요가 있는데, 이를 소비자의 생활 양식, 혹은 라이프스타일 (Lifestyle)이라고 한다. 

소비자의 생활양식을 이해하는 것은 소비자가 어떤 제품, 혹은 브랜드에 대해서 갖고 있는 심리적 ‘의미’를 파악하고, 그에 어울리는 분위기로 소비자에게 접근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주부들이 매일 아침 자녀들의 등교와 남편 출근 뒷바라지에 얼마나 전쟁 같은 시간을 보내는지 모르면서 “커피 한잔의 여유”가 갖고 있는 의미를 논하기는 힘든 것이며, 수개월에 걸쳐 하나의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기 위해 거쳐야 했던 수많은 회의와 관련부서들과의 갈등, 그리고 초조한 고민의 시간들을 모르면서 고급 위스키에서 풍기는 “성공의 달콤한 향취(The Sweet Smell of Success)”를 진정으로 공감하기는 힘들 것이다. 

소비자의 생활양식은 매우 광범위한 차원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보다 구체적으로는 평소에 하는 활동 (Action), 관심사 (Interest), 사회적 이슈에 대한 의견(Opinion), 자아에 대한 개념(Self-concept), 성격 특성(Psychographics) 등의 측면에서 접근할 수 있다.  일부 라이프 스타일 연구(예: VALS)들은 소비자의 생활양식을 4~5개의 유형으로 분류하기도 하나 라이프스타일이라는 개념 자체가 워낙 포괄적이어서 연구마다 분류가 달리 나오고 또 제품마다 분석의 초점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일반적 유형을 논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소비자의 라이프 스타일 조사는 주로 많은 수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통해 이루어진다.  우리나라의 대형 광고회사들도 이러한 조사를 매년 실시하고 있는데 결과는 보통 %나 숫자로 집약된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 소비자중에서 ‘국산이던 외제던 질 좋은 제품을 쓰는 것은 소비자의 권리’라고 믿는 사람이 80% 이상이며 (대홍기획 라이프스타일 조사), 20대 후반~30대 초반 성인중에서 ‘가족을 위해서 나 자신을 희생해도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60% 내외 (제일기획 ACR 조사)라고 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러한 대규모 설문조사가 지나치게 나열식이고 단편적이어서 소비자의 깊은 가치체계를 파악하는데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다.  그래서 대신 가정이나 직장에서 소비자의 일상생활을 직접적으로 관찰하거나, 관심 소비자들의 단체 생활(예: 배낭여행)에 동참하고 대화하면서 그들의 가치와 생각을 파악하는 문화인류학적인 조사방법을 통해 라이프 스타일 연구를 수행하려는 노력이 점차 증가되고 있다.

소비자의 라이프 스타일을 이해 하는 데는 다음과 같은 점들을 특히 주의해서 파악해야 한다.

1. 시간이 흘러도 한 사람의 중심가치는 잘 변하지 않는다. (Longitudinal consistency):
흔히 우리는 사람이 세월이 흐름에 따라 변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애 큰 것이 어른이다"는 속담이 있는 것처럼 사람의 본질은 나이가 든다고 쉽게 변하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 다년간 축적된 라이프스타일 연구에서 계속적으로 확인되는 것은 한 소비자의 중심가치는 세월이 흘러도 잘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들 들면 어릴 때 간편식에 길들여진 세대는 나이가 30대 40대가 되어도 그 전 세대에 비하면 훨씬 자주  간편식을 애용하며, 또 10대 20대 때 멋을 부리던 사람은 40~50대 중년이 되어서도 옷이나 치장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물론 이 때 멋을 부리는 방법이야 ‘나이키’ 운동화에서  ‘페라가모’나 ‘토즈’로 바뀌겠지만 말이다.
Cohort vs. Age effect

-   보기: 클리프리차드 내한 공연-

2. 같은 세대라고 라이프스타일이 같지 않다. (Cross Sectional Variety)
사람들은 나이에 따른 선입견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예를 들면 "'요즘 젊은이들은 물건을 살 때 감각적 충동에 좌우된다"든지 혹은 "4-50대는 보수적이며 차분한 분위기를 좋아한다"는 등과 같은 것이다.  그러나 사실 조사를 해보면 10대 20대 중에서도 실리적 장단점을 꼼꼼히 따지는 실리 추구형도 많으며 4-50대라도 옷을 입을 때 20대 못지 않게 과감한 사람들도 많다.   따라서 20대를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이라고 무조건 빠른 템포의 음악과 모던한 디자인을 사용하고, 40대를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이라고 무조건  클래식과 짙은 무채색의 톤을 채택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3.  소비자는 때때로 평소와는 다른 라이프 스타일을 동경하기도 한다.  (Individual Duality): 점쟁이가 점을 보러 온 사람에게 "당신은 겉으로는 사람들과 그럭저럭 어울리고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사실 속으로는 굉장히 내성적인 사람"이라고 하면 90% 이상이 "어떻게 그렇게 잘 아느냐"고 감탄하면서 자기 얘기를 털어 놓는다고 한다. 이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양면성을 갖고 있기 때문인데, 이러한 양면성은 비단 성격뿐이 아니라 라이프 스티일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예를 들면 평소 아무리 유쾌 활발한 사람이라도 가끔씩은 인생에 대해 진지한 사색을 하며, 돌부처처럼 무미건조한 사람도 일년에 몇 번은 흥에 겨워 어깨춤이라도 흔들어보기 마련이다.  때문에 웃고 즐기는 시간이 많은 대학생들이라도 진지함에 의외로 끌리는 것이며, 평소 근엄하고 젊잖은 듯 보이는 4-50대가 다른 사람들이 깜짝 놀랄 정도로 흥겨움에 매력을 느끼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사실 어떤 브랜드가 표방해야 하는 "적합한" 라이프스타일이란 처음부터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라이프 스타일은 오히려 전략적으로 선택되는 것이며 (예를 들어 경쟁 브랜드가 도시적인 느낌이라면, 목가적인 느낌으로 다가간다) 또 창조적이고 꾸준한 마케팅 활동을 통해 형성되는 것이다.

사실 대부분의 마케팅이 실패하는 것은 라이프 스타일이 그 세대에 적합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표방하는 라이프 스타일을 충분히 매력적으로 구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애정영화가 실패하는 것은 차분한 분위기가 10대 20대와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 아니라 그 영화가 사랑을 제대로 깊이 있게 다루지 못했기 때문이고, 클래식한 분위기의 호텔이 30대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없는 것은 ‘클래식’하기 때문이 아니라 제대로 클래식한 격을 살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 VA: 미국 30대 부부들에게 가장 인기 높은 하와이 big island의 릿츠 칼튼 호텔


라이프 스타일은 소비자를 이해하고 다가갈 때 보조적인 수단으로 활용될 뿐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마케팅의 핵심 테마로 활용되기도 한다.  예를 들면 특정 브랜드의 장점에 대해 소비자들이 잘 알고 있는 경우에는 그 장점을 계속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은 오히려 진부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마케팅 활동을 중단하면 친밀감이 약화되어 곤란하므로 이럴 때는 제품의 실리적 장점을 강조하기 보다는 소비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 자체를 마케팅 활동의 테마로 삼을 수 있다.

- VA: 나이키 “Play” – Shade running
- VA: 리바이스 “Freedom to M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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